음......방금 심야로 "무적자"를 보고왔는데, 마음이 편치 못하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원작인 오우삼감독의 "영웅본색"을 못본 또는 안본 관객들은 "무적자"를 어떻게 봤을지
매우 궁금하다. 혹은 원작을 본 관객들의 생각도 궁금하고.....
인생에 있어서 정말 혈기왕성하고 하루온종일 야한생각을 안해도 항상 텐트(?)가 쳐있던 20대초반에 영웅본색을 봤다.
1986년에 1탄이 다음해인 1987년에 2탄이.....그리고 3탄도 있지만 3탄은 예외로치자....1,2탄과 별상관없으니깐(물론 주윤발은
나오지만....;;)
그때 당시에 영웅본색 1을 보고 왜이렇게 눈물이 나던지....특히 주윤발이 다리에 총을맞아 절름발이 신세에서 적룡과 만나는
장면에서....ㅜㅠ 글구 2탄에서 장국영의 공중전화박스씬을 모두들 잊지못할것이다....
그럼 "무적자"에 대해서 썰을 풀어보자.
정말 너무나도 잘생긴 축복받은 유전자들인 주진모(동명이인의 배우도 있다...외모는 딴판이지만...ㅋㅋ),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이렇게 4명이 영화의 축을 이끌어 나가고 조연으로 장사장역을 맡은 김해곤(개인적으로 이 분이 연출한 "연애, 그 참을수없는
가벼움" 이란 영화를 상당히 좋아한다..), 그리고 티비에선 거의 퇴출당해서 나오기 힘든 이경영 등이 나온다.
조연배우들의 연기력은 훌륭했고 주연배우들도 나름 선전했다.
문제는 원작을 너무나 사랑하는 나로선 주연배우들의 성격이나 컨셉, 혹은 캐스팅에 문제가 보여진다.
솔까 원작과 비교를 해서 본다면 저 4명의 주연배우중에 주윤발역을 맡은 송승헌이 제일 안타까웠다.
이상하게도 너무나 안어울렸다. 썬글라스도 그렇고 이쑤시겐지 성냥개빈지도 그렇고 담배조차도 그랬다.
차라리 송승헌이가 주윤발역을 할게 아니라 오히려 조한선이 맡은 그 역을 하는게 나을뻔 했다.
송승헌처럼 그 여리고 여린 얼굴에서 조한선이 맡은 그런 악당을 연기했더라면 더 좋았을것 같다라는 생각이든다.
원작에서 적룡이 맡았던 역을했던 주진모는 뭐 그냥그냥 so so.....어찌보면 박시연이랑 같이 나왔던 "사랑"이란 영화를
보는것 같기도했다. 그 영화에선 박시연을 "무적자"에선 동생 김강우를......;;
원작에서 장국영역을 맡았던 김강우도 기본은 한듯하지만 원작을 생각하면 (사실 생각하지 않고 볼려고 했는데 그게 잘안돼드라.)
아쉽고 섭섭하고 그랬다...근데 이건 배우의 문제가 아니라 스토리의 문제일수도 있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한선......잘했다. 조한선의 연기에 욕하는 관객들도 많은것 같던데 난 칭찬해주고싶다.
잘했다...위에도 언급했지만 조한선이가 주윤발역을 맡았더라면 더 잘했을것같다.
즉 송승헌과 조한선이 역을 바꿔서 했더라면 서로한테 윈-윈이 됐을텐데라는 지극히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내따위가 어떻게 저런배우들을 그리고 감독의 연출을 논할수 있겠냐만은 나름 영화를 많이 보아왔고 더군다나 영웅본색 1과2는
아직도 시간나면 한번씩 보는 영화이다.
원작을 보고선 감동에겨워 눈물을 흘렸었지만 리메이크작인 "무적자"에선 솔직히 울컥한 장면이 단연코 한장면도 없었다.
오히려 영화내용 때문이 아니라 음악 때문에 눈물이 찔끔거릴뻔 했다.....;;
그 음악은 바로 영웅본색2의 주제곡인 "분향미래일자"가 영화에서 두번 나오는데 한번은 송승헌과 주진모가 3년만에 재회하는
장면에서이다. 그 장면에서 장국영이 불렀던 "분향미래일자"가 흘러나오는데 그 짧은 순간에 많은것들이 스쳐지나갔다.
1986,7년도의 내가 생각났고 고인이 된 장국영도 생각났고, 주윤발도 생각났고........영웅본색과는 상관없는 영화 "천장지구"
에서의 유덕화와 오천련의 우주상에서 최고로 슬펐던 결혼식장면도 생각났고....그 시절 보았던 홍콩영화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그래서 약간 울컥했다...ㅜㅠ
"무적자"가 나한테 준 한가지 고마운점은 바로 그거였다. 추억을 되살려 줬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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